첫번째 기후창업 시도에서 배운 점
첫번째 기후창업 시도
이 글은 2024년 12월 25일에 썼습니다. 연말회고 겸 이 글을 남깁니다. 2023년 8월부터 2024년 6월까지 기후 스타트업 창업을 준비했습니다.
제 꿈은 기후위기 해결입니다. 정치보다는 비즈니스로 이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직까지도 이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이번에 시도한 비즈니스 모델은 2019년 군대에서 복무할 때 떠올렸습니다. 이 아이디어를 검증하기 위해 공동창업자로 있었던 와들에서 나와 이리저리 뛰어다녔습니다.
결론적으로 잘 안됐습니다. 무엇을 시도했는지 어떤 걸 배웠는지 남깁니다.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지도 밝힙니다.
이 글을 이해하기 위해서 배경지식이 필요합니다
탄소 배출권이란게 있습니다
짧게 요약해보자면 이렇습니다.
먼저 정부에서 경제 주체들에 탄소 배출 할당량을 정합니다. 예를 들어 기업 A는 올해 100톤 배출해야 합니다. 기업 B도 100톤 배출해야 합니다. 근데 A가 열심히 노력해서 올해 95톤만 배출했습니다. B는 110톤을 배출했습니다. 그럼 A는 탄소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5톤 만큼 판매할 수 있습니다. B는 탄소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10톤만큼 매입해야 합니다.
탄소 배출권 거래제는 국가의 전체 배출량 상한선을 정하고 줄이는 것을 목표합니다. 기업들에게 탄소 배출 감축을 독려하고 기술 혁신을 촉진합니다.
탄소 배출권 시장이 가장 큰 곳은 유럽입니다. 캘리포니아도 규모가 큰 시장입니다. 대한민국은 탄소 배출권 수요가 매우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입니다. 왜냐하면 유럽이 CBAM(탄소국경거래세) 을 제정했기 때문입니다. 철강, 시멘트, 비료, 알루미늄 기업은 유럽에 물건을 판매하기 위해서 탄소 배출량을 보고하고 이에 따른 관세를 내야 합니다. 미국과 영국도 비슷한 제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기업들이 이를 대비하는 간편한 방법은 탄소 배출권을 구매하는 것입니다.
탄소배출권에도 세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탄소 제거(removal) 크레딧, 탄소 감축(reduction) 크레딧, 탄소 회피(avoidance) 크레딧입니다. 탄소감축으로 인정하는 대상이 다르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탄소 제거 크레딧이 300-달러로 가장 비쌉니다. 탄소 회피 크레딧은 톤당 10-30달러입니다. 최근 탄소 회피 크레딧은 탄소 감축 효과가 명확하지 않아 탄소 제거 크레딧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습니다. 저는 탄소 제거 크레딧을 발행하고자 했습니다.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대기 중에 있는 온실가스를 포집해서 격리해야 합니다. 이게 유일한 방법입니다
지구온난화는 대기 중에 있는 온실가스(주로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농도가 높아져 지구 온도가 오르는 현상을 말합니다. 온실가스 중 기후 변화에 끼치는 영향력은 이산화탄소가 제일 높고, 메탄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기후위기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대기 중에 있는 온실가스 농도를 낮춰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온실가스를 포집해서 다시 대기 중으로 돌아가지 않게 어딘가에 격리를 해야합니다. 격리가 중요합니다. 땅이나 바다 밑에 온실가스를 가두는 방법이 대표적입니다. 그래서 단순히 해조류를 먹는다고 기후위기 해결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닙니다. 해조류가 자라면서 온실가스를 포집하지만 사람이 먹고 소화시키면서 온실가스를 다시 대기 중에 배출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소고기 먹는 것보다는 해조류 먹는게 기후에 좋습니다. 소고기는 키울 때도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니까요.
바이오차라는게 있습니다
나무를 무산소 환경에서 고온으로 열분해하면 숯이 됩니다. 비슷하게 다양한 바이오매스(농업 폐기물, 임업 부산물)를 고온(300~800°C)로 열분해하면 바이오차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바이오차는 숯과 비슷하게 탄소 기반의 고체 물질입니다. 바이오차는 다공성 구조로 흡착력이 있고, 매우 안정적이어서 분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바이오차를 땅에 묻으면 수백~수천 년 동안 대기 중에서 탄소를 격리시킬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대표적인 탄소 제거 크레딧 인증 방식이기도 합니다.
이런걸 도전했습니다
2019년 처음 떠올린 아이디어 - 미세조류
미세조류는 보통 아주 작은 조류를 말합니다. 주로 식물성 플랑크톤 종류입입니다. 해양 먹이사슬에서 한 번 쯤 들어보셨죠? 식물성 플랑크톤-동물성 플랑크톤-작은 물고기-큰 물고기 순으로 먹이 사슬이 이루어져있죠.
이 식물성 플랑크톤이 지구 산소의 50% 이상을 만들어냅니다. 광합성으로 말이죠. 광합성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산소를 배출하면서 에너지를 합성하는 과정입니다.
그렇다면 만약 아주 거대한 자동화 플랜트를 만들어서 식물성 플랑크톤을 대량으로 배양할 수 있다면 어마어마한 양의 온실가스를 포집할 수 있지 않을까? 배양한 식물성 플랑크톤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 수만 있다면 돈도 벌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처음 떠올린 아이디어였습니다.🙃 이때 아이디어를 정리하여 언젠가 시도해보기로 마음먹고 이것을 시도하기 위한 5개년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2023년 11월 해조류로의 전환과 해조류 양식장 현황 파악
드디어 2023년 8월부터 미세조류로 이런 비즈니스가 실제로 가능할 지 알아보고 다녔습니다. 많은 미세조류 연구자 분들을 만났습니다. 결론은 미세조류로는 이런 비즈니스가 불가능합니다. 적어도 지금 기술 수준으로는요.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1L에서 수확할 수 있는 미세조류 양이 너무 적습니다. 여름에 낙동강에서 녹조라떼 생겼다고 하는 게 1L에 0.3g 정도입니다. 연구실 환경에서는 1L에 3g 정도 수확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수지타산이 맞으려면 제 계산 상으로는 1L에서 10g은 수확해야 했습니다. 유전자 개량으로 수확량을 늘리는 것도 어렵습니다.
- 물에서 미세조류만을 분리해내기가 어렵습니다. 미세조류 크기가 2마이크로미터 정도입니다. 흔히 말하는 미세먼지의 크기가 10마이크로미터입니다. 이렇게 작은걸 분리해내려면 아주 고가의 원심분리기나 필터를 사용해야 합니다. 미세조류를 분리해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분리에도 비용이 많이 듭니다.
- 온도에 민감합니다. 20~25도 정도일 때 생장 속도가 가장 빠릅니다만, 사계절이 뚜렷한 대한민국에서 이 온도를 유지하려면 난방비용이 많이 듭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2023년 11월 내부적으로 미세조류로는 비즈니스를 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다음으로 알아본 것이 해조류입니다. 미세조류 다음으로 시간, 단위면적 당 온실가스 포집량이 많은 것이 바로 양식 해조류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해조류 양식과 가공을 모두 하려고 했지만 범위를 줄이고 해조류 가공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만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해조류로 바이오차를 만들어서 탄소를 격리하고 탄소배출권을 발행하여 판매하면서 초기 매출을 냅니다. 그 돈으로 탄소 프레임이나 탄소 전극같은 탄소 기반 제품을 연구개발하여 시장을 확장하면 비즈니스가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위해 먼저 해조류 양식을 이해하고자 직접 양식장을 찾아가서 일주일간 일을 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 검증 - 탄소제거배출권
해조류 양식장을 다녀와보니 좀 더 확신이 생겼습니다. 해조류 양식 시장을 이해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어민들로부터 미역 다시마를 싸게 매입합니다. 미역 다시마로 바이오차를 만들고 바다 밑에 가라앉혀 탄소를 격리합니다. 격리한 탄소로 탄소 제거 배출권을 등록하고 기업에 판매합니다. 탄소제거배출권은 톤당 300~800달러 정도에 거래되고 있으니, 돈을 벌면서 탄소 전극 같은 탄소 고부가가치 제품을 연구 개발하고요. 최종적으로 탄소 순환 경제를 만듭니다.
이게 되려면 우선 탄소제거배출권을 등록해야 하고 바이오차를 만들 수 있는 설비를 마련해야 합니다. 이미 있는 기술이고 어떻게 보면 어려울 게 없습니다. 탄소 제거 배출권 등록을 알아보기 위해 국내에서 탄소 배출권 사업을 하고 있는 에코아이 관계자를 만나 배출권 발행 과정을 파악했습니다. 바이오차 만드는 설비도 이미 있습니다. 비싸지만 사오면 됩니다. 이제 돈이 필요했습니다.
시드 투자 유치
사실 이전부터 지원사업들에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예비창업패키지, 에코스타트업, 창업중심대학 사업에 지원했습니다. 헐트 프라이즈, 환경 창업 대전 같은 대회에도 나갔습니다. 여러 VC들도 만났습니다. 모두 잘 안 됐습니다. 이 과정은 마치 스스로를 깎아내고 제련하는 것만 같은 시간이었는데요. 배움도 있었습니다.
- 기후 테크라고는 하지만 제조업이다. IT 분야와는 논리가 다르다.
- 지금까지 제가 준비한 것들을 보니 제가 투자자여도 투자 안하겠더군요. 검증된 건 없어서 불안한 데 갖춰진 것도 없으니요.
- 준비된게 없다고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준비하는 비즈니스가 제조업 기반이라는 데 있었습니다.
- 공장 부지도, 설비도 심지어 설비를 만들 차별화된 기술도 없습니다. 근데 제조업을 시작하려면 이런게 기본이었습니다.
- IT 스타트업에 종사하고 있었던 저는 이런 것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습니다.
- VC들이 탄소배출권 기반 비즈니스 모델에 기본적으로 부정적이다.
- 아무래도 이전에 탄소배출권 기반 비즈니스 모델이 많이 나왔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대부분 잘 안 됐던 것 같습니다.
- 탄소배출권 시장이라는 게 아직도 조율 중이고, 정부 정책에 의존적인게 사실입니다. 심지어 몇년 전과 다르게 전쟁과 같은 요인으로 지금 이런 거 신경쓸 여유가 없다는 인식이 만연해졌습니다.
- 그러다보니 탄소배출권에만 의존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힘들었습니다.
- 오만한 마음이 있었다. 난 아무것도 아니다.
- 솔직히 스타트업 공동창업자 경험이 있어서 뭐라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내세울만한 경력도 아니더군요.
- 무언가의 대표라고 돌아다니는 일은 초원 한복판에 발가벗겨진 채로 세워지는 느낌이었습니다.
- 날카롭고 필요한 질문에 제가 생각해도 엉성한 대답을 하니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 Venture Capital이 아니다. Capital이라 생각하자.
- 지원사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Impact 펀드라고 다르지 않았습니다. 도전적이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비즈니스에 조금이라도 더 가능성이 열려있을 것 같았지만 오히려 돈을 벌 수 있는 논리에 더더욱 철저했습니다.
- 회의감도 들었습니다. 1~2억 받자고 지분 10%와 시간과 고생을 지불하는게 비효율적이라 느껴졌습니다. 제가 벌어서 하는게 낫겠더라고요. 확장성이 필요할 때는 큰 금액의 투자를 유치하는게 합리적인데, 지금 단계에서 투자를 받는 건 저에게도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런 배움들이 지금 당장 시작하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는 판단을 내리게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결정을 내리도록 했습니다.
이런걸 배웠습니다
뜻이 있다면 도와주는 사람은 많다, 주저말고 도움을 청하자
이 기간 동안 너무도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잊지 않고 싶어 일일이 기록합니다. 바쁘신 와중에 제 얘기를 들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계속 기억하고 있습니다.
- 함께 했던 분
- 조혜영 님. 미세조류부터 시작해서 해조류까지 넘어가는 과정 중에 함께해주셨습니다. 불확실성 가득한 저에게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 심사역
- 이호건 님. 유일하게 탄소배출권 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봐주셨습니다. 에코아이도 소개해주셨습니다. 통찰력있는 말씀으로 제가 더 멀리 바라볼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김예레 님. 언제나 믿고 속마음을 터놓을 수 있습니다. 제 마음을 점검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맙습니다.
- 유철현 님. 본엔젤스에서의 인연으로 제가 불안정할 때 유의미한 관점을 제시해주셨습니다.
- 회사
- 박지혁, 조용원 님. 같이 일해봤다고 안 봐주고 명확하게 질문해줘서 고맙습니다. 솔직히 이거만큼 고마운게 없습니다. 젠투도 승승장구하길 언제나 응원하고 있습니다.
- 황예빈 님. 아그모에서 농기계 자율주행 모듈을 만들고 있습니다. 본인도 바쁘면서 제가 뭐 하려고 하면 자기 몸 안 사리고 도와줘서 항상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 *** 님. ****에서 폐타이어로 카본블랙을 만들고 계십니다. 후배 창업가라고 정말 많은 인사이트와 용기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 금준호 님. 씨위드에서 해조류 블록을 사용하여 실험실 배양육을 만들고 계십니다. 지금은 해조류를 많이 사용하시진 않지만 해조류 가공에 필요한 여러가지 인사이트를 배웠습니다.
- 차완영 님. 마린이노베이션에서 해조류로 플라스틱을 대체할 생분해 소재를 만들고 계십니다. 꾸준한 열정과 담대한 마음을 배웠습니다. 계속해서 응원하고 있습니다.
- *** 님. ****에서 탄소배출권 사업을 이끌고 계십니다. 덕분에 탄소 크레딧 발행에 필요한 시간과 예산을 알 수 있었습니다.
- 박태윤 님. 에이피그린에서 수소 생산 모듈을 만들고 계십니다. 초기 창업자의 마음가짐과 기계 설비를 갖고 창업하기 위해 준비할 점들을 배웠습니다.
- 윤지현 님. 아쿠아프로에서 스마트 순환여과 양식장을 판매하고 계십니다. 미세조류로 이미 많은 걸 시도하신 연구자이시기도 합니다. 미세조류로는 비즈니스가 안 되겠다는 결정을 이 분 덕분에 할 수 있었습니다. 선배 창업자님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연구자
- *** 님. 한양대학교에서 미세 조류를 연구하고 계십니다. 덕분에 미세 조류 유전자 개량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 *** 님. 수산자원연구소에 계십니다. 전복 사료를 알아볼 때 많이 배웠습니다. 정말 상세히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제일 부족한 건 저였습니다
꽤나 준비를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제일 부족한 건 저였습니다. 다른 창업자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 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기는 게임만 합니다. 적어도 제가 떠올릴 수 있는 가능성은 다 따져보고 시작합니다. 준비가 됐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준비를 했다고 말할 수도 없는 수준이더군요. 그게 뼈 아프고, 엄청 부끄러웠습니다.
지금도 부끄럽습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누군가는 직접공기포집(DAC) 기반의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비즈니스를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딪치면서 알게된 것들을 다시 준비해볼 생각입니다.
기후 창업에 대한 여러 생각
그린 역설(paradox)이 있다
- 빌 게이츠의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에는 그린 프리미엄이라는 개념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화석연료 자동차보다 전기 자동차가 비싸다면 그 비싼 차이 만큼이 그린 프리미엄입니다.
- 빌 게이츠는 이 책에서 기술 스타트업들이 그린 프리미엄을 줄이는 데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을 합니다.
- 그린 프리미엄을 줄이는 과정에서 자본을 조달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탄소배출권입니다. 근데 솔직히 저도 탄소배출권 개념이 어렵습니다. 어떤 분을 처음 만날 때마다 탄소배출권에 대해 몇 번이나 소개했는지 셀 수도 없습니다.
- 그렇다고 탄소배출권을 고려하지 않고 비즈니스 모델은 고민하면 두 가지 근본적인 문제가 발생합니다. 당연히 그린 프리미엄을 극복하기 어려워집니다. 무엇보다 탄소배출권이라는 개념 자체가 기후 위기에 기여하는 정도를 측정하는 단위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기후 위기 해결에서 조금씩 멀어지게 됩니다.
-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그린에서 멀어지고, 그린을 쫓으려 하면 비즈니스에서 멀어지게 되는 상황을 자주 느끼곤 합니다. 이런 고민을 저는 green paradox라고 부릅니다. 애초에 탄소배출권거래제가 우리나라에 훌륭하게 자리 잡았다면 완화됐을 문제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이 아쉽습니다.
- 그러다보니 그린을 표방하는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서도 이게 정말 기후 위기에 도움이 될 지 의문점이 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아마도 분명 처음에는 탄소 배출권 기반으로 그린을 쫓았을 겁니다. 탄소 배출권으로 비즈니스가 안 되다 보니 조금씩 타협했겠죠.
- 이 모순을 해결하는게 스타트업이라지만 정말 어렵습니다. 시작할 때부터 고민 하나를 달고 시작하는 느낌이랄까요.
도대체 어떻게 될까?
- 기후 정책이 어떻게 흘러갈까요? 모르겠습니다. 대외 환경이 너무나 불확실합니다.
- 기후 위기가 너무나 빠르게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수치가 점점 더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 비즈니스가 아니라 기후 위기에서도 사람이 지구에 적응하여 살 수 있게 돕는 비즈니스를 해야하는게 아닐까 하는 고민이 있습니다. 10년 정도 지나면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 상당히 늘어날 거라 보고 있습니다.
- 지하나 바다 밑에서 살아야할까요? 광범위한 냉각 시스템을 만들어야할까요?
앞으로의 계획
- 이런 고민들을 지금은 미뤄뒀습니다. 그렇지만 기후 관련 고민과 실행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 가장 중요한 목표는 돈을 버는 겁니다. 30억을 모아 제 비즈니스 밑바탕을 만드려고 합니다.
- 사업 자금을 준비하면서 필요한 공부를 하고, 기술 개발을 이어나가려 합니다. 이기는 게임을 준비해서 다시 시작하겠습니다.